[이투뉴스] 성·복토를 명목으로 폐기물을 토사와 혼합·매립하는 등 갈수록 지능화되는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선 폐기물 및 자금의 흐름을 역추적하는 광역·연계 수사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나아가 재활용 추적시스템 구축, 개발행위허가와 폐기물 관리 절차의 연계, 성토재의 품질과 반입량의 관리 등의 조치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의원(국민의힘, 울산 남구을)은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불법 폐기물 성·복토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를 점검하고,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불법 폐기물 성·복토 근절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울산 울주군 내와리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법 폐기물 성·복토 등 폐기물 방치를 넘어 교묘하게 토양과 혼합해 매립하는 불법행위로 인해 토양과 수질 오염은 물론 주민안전까지 위협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재활용이라는 틀을 이용해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불법 성·복토를 차단하기 위해선 광역·연계 수사를 통해 실제 원인제공자를 찾아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성·복토 과정은 물론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제도적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발제에 나선 김성수 법무법인 엘프스 변호사는 폐기물의 불법투기가 종래에는 토지나 공장을 임차해 반입한 뒤 잠적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성·복토를 명목으로 폐기물을 토사와 혼합해 매립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폐기물관리법 개정으로 조치명령 대상이 배출자와 관여자까지 확대되고, 전수조사와 대집행이 이어졌음에도 불법투기는 근절되지 않은 채 적발이 어려운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복토형 폐기물 불법투기는 재활용으로 위장해 계약서와 검사성적서를 갖추는 것은 물론 매립이 끝나면 정상적으로 성토된 토지와 외관상 구별되지 못할 정도로 적법한 외관을 갖춰 규모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구 역시 제거해야 할 대상을 특정하기 어렵고, 하나의 현장에 폐기물관리법·국토계획법·농지법·토양환경보전법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실제 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복구비용은 토지소유자가 부담하거나 행정대집행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실행위자로부터 배상이나 구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폐기물과 자금 흐름을 역추적하는 광역·연계 수사체계를 갖춰 실제 원인제공자를 찾아 처벌함으로써 이들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용 제품의 최종 사용지까지 추적시스템 구축, 개발행위허가와 폐기물관리절차 연계, 성토재 품질과 반입량 관리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만불 국가에서 벌어지는 후진적인 불법 성·복토’를 발표한 김영민 기후에너지기자클럽 사무국장은 불법 성·복토는 막대한 불법이익을 노리는 배출업체-브로커-운반업체-성토업자의 조직적 공모로 발생한다며 ‘폐기물 카르텔’을 원인자로 지목했다.
폐기물을 합법적인 소각, 매립으로 처리할 경우 발생하는 톤당 수십만원의 비용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형태의 카르텔이 서류상으로 ‘순환토사, 토지개량재, 비료’ 등으로 교묘하게 위장하는 등 폐기물관리법과 농지법의 사각지대를 철저히 악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원인에 대해선 부처 간 책임떠넘기기와 관리체계의 허점을 꼽았다. 농지 성복토 인허가는 지자체 및 농식품부 관할이고, 폐기물 불법투기 단속은 기후부 관할이라는 ‘칸막이 행정’이 불법을 방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농지 성토를 단순 토목행위가 아닌 ‘환경 관리’의 영역으로 즉각 편입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기후에너지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와 지자체, 경실련, 산업폐기물매립협회 등도 한목소리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과 철저한 수사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실태조사와 제도정비를 통해 불법폐기물 성토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불법 폐기물 성·복토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최근 ‘불법매립 퇴출 3법’을 발의한 김기현 의원은 그동안 폐기물 성·복토 문제를 지자체 차원에서만 대응했기에 반복되고 있다며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미 제출된 불법매립 퇴출 법안의 조속한 통과도 당연하겠지만 기후부 장관께서 근절 의지를 밝힌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실태점검은 물론 지자체 및 수사기관과의 신속한 연계 체계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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